MWC 2026, 바르셀로나에서 주목한 테크 아이템은?
반려동물용 스마트폰부터 스마트 텔레매틱스까지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 2026>은 AI가 물리적 실체를 입은 ‘신체화된 AI(Embodied AI)’의 원년을 선포했다. 로봇 폰과 하이퍼카 등 혁신 아이템은 기술과 인간의 정서적 교감을 강조하며 ‘인간 중심의 혁신’을 선보였다. 단순한 사양 경쟁을 넘어 인간의 잠재력을 증강하고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이번 행사의 핵심 기술들을 소개한다.

지난 2026년 3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에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MWC 2026>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행사는 단순한 사양 경쟁을 넘어, AI가 물리적인 신체를 입고 인간의 삶에 직접 개입하는 ‘신체화된 AI(Embodied AI)’의 원년을 선포했다.


국내 기업들의 저력도 그 어느 때보다 독보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의도를 먼저 읽고 스스로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를 기반으로, 모바일과 웨어러블을 하나로 잇는 거대한 갤럭시 AI 생태계의 실체를 증명했다. LG전자는 자동차의 ‘신경계’를 하나로 통합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LG유플러스는 인간의 목소리에 물리적 실체를 더한 ‘피지컬 AI’를 공개했다.
이외에도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스마트폰부터 반려동물 전용 폰, 그리고 가상과 현실을 잇는 거대한 인텔리전트 하이퍼카까지 등장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잠재력을 증강시키는 ‘인간 중심의 혁신’이 주요 관람 포인트로 꼽혔다. 전 세계 IT·통신 업계의 찬사를 받으며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핵심 혁신 기술과 아이템을 소개한다.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폰, 아너의 로봇 폰
이번 MWC에서 스마트폰의 정의를 새롭게 쓴 주인공은 아너(HONOR)의 ‘로봇 폰’이다. 단순히 화면과 목소리로 반응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 인공지능에 물리적인 움직임을 결합한 ‘신체화된 AI(Embodied AI)’를 구현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아너는 폴더블폰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소형·고강도 마이크로 모터를 개발해, 기기 내부에 ‘4자유도(4DoF) 마이크로 짐벌 시스템’을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이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는 등 감정 섞인 몸짓을 보여주며, 음악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기발한 인터랙션이 눈길을 끈다.
우리는 AI의 본질이 반드시 인간 중심(Human-centric)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지능에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IQ) 뿐만 아니라 이해하는 영혼(EQ)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매 순간을 기쁨과 사랑, 그리고 지혜로 채우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임스 리(James Li) 아너 CEO
그의 말처럼 로봇 폰은 다감각 인지 기술 덕분에 사용자의 위치와 소리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영상 통화 시 어느 각도에서든 사용자를 정확히 따라다니는 로봇급 모션 제어를 선보인다. 200MP 초고화질 센서와 3축 짐벌이 결합된 카메라는 90도·180도 회전 샷(SpinShot)과 지능형 추적 기능을 통해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시네마틱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돕는다. 정적인 도구였던 스마트폰이 사용자와 교감하며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역동적인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반려동물용 스마트폰, 펫폰
올해 MWC 현장에서 이색적이면서도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제품 중 하나는 통신 솔루션 기업 글로컬미(GlocalMe)가 선보인 반려동물 전용 스마트폰 ‘펫폰(PetPhone)’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의 반려동물 스마트폰’으로 데뷔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펫폰은 올해 시각적 연결을 더한 ‘펫포고(petpogo)’ 생태계로 진화하며 진정한 쌍방향 소통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AI 행동 인식 기술을 적용한 ‘포 콜 미(Paw Call Me)’ 기능은 반려동물이 6초 안에 세 번 점프하는 등 특정 행동을 취하면 기기가 이를 인식해 반려인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거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한다. 기기에 내장된 스피커와 마이크를 통해 반려인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분리불안을 겪는 반려동물을 안심시킬 수 있으며,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작동하는 자체 셀룰러 통신망과 정밀 위치 추적 시스템을 탑재해 반려견이 길을 잃을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
무엇보다 올해 업데이트의 하이라이트인 부착형 초소형 카메라 ‘펫캠(PetCam)’은 25g의 가벼운 무게로 반려동물의 1인칭 시점(POV)을 실시간 스트리밍하며,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공유하는 풀 센서리(Full-Sensory) 경험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위치 추적기 수준의 기존 웨어러블 기기와 궤를 달리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조력자, 삼성전자 갤럭시 AI 생태계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모바일을 넘어 삶의 전 영역으로 확장된 ‘갤럭시 AI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히 기기 간 연결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먼저 읽고 최적의 환경을 제안하는 ‘에이전틱 AI’ 비전이 그 핵심이다. 3세대 AI 폰인 ‘갤럭시 S26 시리즈’를 중심으로 갤럭시 북6, 갤럭시 워치8, 갤럭시 버즈4가 하나의 유기적인 지능형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



전시관에서 가장 눈길을 끈 실체는 사용자의 실시간 상황에 맞춰 정보를 제안하는 ‘나우 넛지(Now Nudge)’와 개인의 일정을 분석해 요약해 주는 ‘나우 브리프(Now Brief)’였다. 사용자가 공항에 도착하면 별도의 조작 없이 워치가 티켓 정보를 띄우고, 노트북이 관련 서류를 미리 열어두는 시나리오는 기술이 번거로움을 덜고 사용자를 본연의 일상에 집중하게 만드는 ‘인간 중심 혁신’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하드웨어적 진화 역시 압권이었다. 특히 ‘갤럭시 S26 울트라’에 적용된 내장형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Privacy Display)’는 소프트웨어 제어로 시야각을 조절해 사생활을 보호하는 유연함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253.1mm(10형) 대화면의 ‘갤럭시 Z 트라이폴드’와 음성·시선·제스처로 소통하는 ‘갤럭시 XR’은 AI가 담길 폼팩터의 무한한 확장성을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디지털 헬스 플랫폼 기업 ‘젤스(Xealth)’ 인수를 통해 구체화된 ‘커넥티드 케어’ 비전을 더하며 혁신의 범위를 헬스케어 인프라까지 넓혔다. 갤럭시 링과 워치에서 수집된 생체 데이터가 전문 의료 서비스까지 연결되는 시스템으로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삶의 필수적인 인프라로 스며들었음을 시사한다.
목소리에 ‘마음’과 ‘실체’를 더하다, LG유플러스 익시오 프로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유플러스의 행보가 단연 돋보였다.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라는 성격에 걸맞게, LG유플러스는 단순히 데이터 속도를 겨루는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이 사람을 어떻게 더 깊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 중심에 선 차세대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 프로(ixi-O pro)’는 대화의 맥락과 감정까지 이해해 필요한 일을 먼저 제안하는 ‘능동형 비서’다. LG유플러스 홍범식 CEO는 키노트에서 “데이터는 소통하지만, 목소리는 사람을 연결한다(Data communicates but voice connects people)”라는 철학을 밝히며, 목소리가 모든 기기를 제어하는 가장 인간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이번 전시의 백미는 이러한 음성 기반의 지능이 로봇과 결합한 ‘피지컬 AI’ 시연이었다. 전시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 장면은 매우 구체적이고도 일상적이었다. 사용자가 통화 중 갑작스러운 출장 소식을 전하자 익시오 프로가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식당 예약을 취소하고, 거실에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출장지 날씨에 맞춰 캐리어 짐을 싸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는 통신 인프라가 단순한 연결의 기능을 넘어 실생활을 직접 돕고 행동하는 강력한 ‘실행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기반의 음성 AI가 물리적인 로봇과 결합해 현실을 직접 변화시키는 미래 청사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책상 위 귀여운 AI 비서, 레노버 AI 워크메이트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를 돕던 만능 로봇 팔이 현실에 나타난 듯한 광경도 눈길을 끈다. 레노버가 선보인 ‘AI 워크메이트(AI Workmate)’는 나만의 작은 ‘자비스’를 연상시키는 데스크톱 콘셉트 기기다. 이 제품은 레노버가 추구하는 미래형 공간 AI 경험을 탐색하기 위한 실험적 모델로, 마치 SF 영화 속 조수 로봇처럼 소형 로봇 팔 형태를 띤 디자인이 특징이다. 책상 위 문구류나 세련된 인테리어 소품들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감각적인 외형이 인상적이다.

기기 상단의 둥근 디스플레이에는 사용자의 업무 패턴에 맞춰 변화하는 표정의 눈망울이 표시되어, 단순한 도구를 넘어선 정서적 교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 콘셉트 모델은 인간의 일상적인 행동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통해 어떻게 디지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강력한 온 디바이스(On-device) AI를 탑재해 음성, 제스처, 필기뿐만 아니라 공간적 상호작용까지 기기 자체에서 로컬로 처리하는 기술력이 돋보인다.
바람이 빚은 미래형 하이퍼카, 샤오미 비전 그란 투리스모(Vision GT)
이번 MWC 2026 샤오미 전시관에서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실물 크기로 전격 공개된 전기 하이퍼카 ‘비전 그란 투리스모(Vision GT)’였다. 샤오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설적인 레이싱 게임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에 기술 기업 최초로 입성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이 특별한 여정은 지난해 런던에서 열린 GT 월드 시리즈 현장에서 제작자 야마우치 카즈노리가 샤오미 디자인 팀을 직접 초대하며 시작되었다.

샤오미의 글로벌 디자인 거점인 뮌헨, 베이징, 상하이 팀이 국경을 넘어 협업한 이번 프로젝트는 ‘제약 없는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비록 가상 세계를 위해 기획된 모빌리티지만, 전시장 한복판에 당당히 선 실물 모델은 샤오미의 정교한 제조 역량과 AI 기술이 만났을 때 어떤 미래가 펼쳐지는지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복잡한 장식은 과감히 걷어내고, 오직 매끄러운 공기의 흐름과 지능적인 교감에만 집중한 테크 기업다운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샤오미는 “바람이 빚은 디자인(Sculpted by the Wind)”이라는 철학 아래, 부가적인 장치 없이 차체 자체의 곡선만으로 공기역학적 균형을 찾아낸 설계를 선보였다. 물방울 형태의 콕핏과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액티브 웨이크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공기 저항 계수 0.29라는 경이로운 수치도 달성했다.



특히 내부 인테리어로 ‘소파 레이서(Sofa Racer)’ 콘셉트를 적용했는데 3D 니팅 소재의 안락함과 지능형 비서 ‘샤오미 펄스’가 전하는 따뜻한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한 하이퍼카를 넘어 ‘인간-자동차-가정’을 잇는 스마트 생태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36번째 브랜드이자 51번째 콘셉트카로 엘리트 클럽에 입성한 샤오미의 위상을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특히 그란 투리스모의 제작자 야마우치 카즈노리가 “낮은 공기 저항과 높은 다운 포스 사이의 모순을 해결한 샤오미의 해법에 놀랐다”라며 “이 시대의 롤 모델이 될 차”라고 극찬했듯, 이 차량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의 전유물을 넘어 테크 기업이 정의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전형(Archetype)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테나를 지우고 지능을 심다, LG전자 차세대 스마트 텔레매틱스
LG전자 VS사업본부는 MWC 사상 첫 참가를 통해 자동차의 ‘신경계’를 재설계하는 파격적인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차세대 스마트 텔레매틱스’는 차량 외부로 돌출되던 샤크핀(Shark-fin) 안테나를 완전히 제거하고, TCU(통신 제어 장치)와 안테나를 단일 모듈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부품 통합을 넘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소프트웨어 중심(SDV)에서 인공지능 중심(AIDV, AI-Defined Vehicle)으로 전환하는 핵심 하드웨어 기반이 된다.

기술적으로는 5G, GPS, V2X(차량 간 통신)는 물론 미래 모빌리티의 필수 조건인 위성통신까지 아우르는 복잡한 안테나 체계를 하나의 모듈 안에 정교하게 압축했다. 특히 부품 간 연결 구간에서 발생하는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는 고도의 알고리즘을 적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안정성을 극대화했다. 이 ‘보이지 않는 혁신’ 덕분에 자동차는 마치 초고속 인터넷망을 품은 거대한 스마트 디바이스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이번 솔루션을 통해 ‘LG 알파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통합 모듈이 받아들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화질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플레이웨어(PlayWare)’와 초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웨어(MetaWare)’가 차 안에서 유기적으로 구현된다. 결과적으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휴식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달리는 생활 공간’으로 변모한다. 세계 1위 텔레매틱스 사업자로서 LG전자가 제안한 압도적인 기술력은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