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디자인은 대량 생산과 정밀한 기계 가공을 전제로 발전해왔습니다. 매끄럽게 정제된 표면과 균질한 결과물은 완성도의 기준이 되었고, 손의 개입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나 공예적 방식이 지닌 감각적 밀도와 재료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는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두 방식은 대립하는가, 혹은 함께 존재할 수 있는가.
Bend Light Series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 작업입니다. 공예와 디자인이라는 두 영역 사이에서 제가 지향해온 균형점을 하나의 구조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금속조형디자인을 전공하며 축적해온 고민을 졸업 전시라는 맥락 안에서 정리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조명 갓은 금속을 직접 접어 형태를 형성하고, 기둥과 베이스는 기계적 가공을 통해 단순하고 명확한 구조로 구성했습니다. 수작업과 기계적 공정을 대비시키기보다, 서로의 성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심플한 조형을 완성하고자 했습니다.
Bend Light는 전시를 위한 오브제에 머물지 않습니다. 광원의 위치와 확산, 크기와 비례를 함께 조율하여 실제 생활 속에서 사용 가능한 조명으로 설계했습니다. 컴팩트한 규모 안에서 구조와 빛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였으며, 작은 공간에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일상의 조명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