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곳곳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철거되는 현수막이 반복적으로 설치됩니다. 짧은 사용 이후 폐기되는 구조 속에서 현수막은 대량으로 소비되지만 순환 구조 안으로 충분히 편입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한 색과 문자, 코팅된 합성 섬유라는 물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이 끝나는 순간 곧바로 폐기물이 되는 재료입니다.
Flux 시리즈는 이러한 사회적 풍경에서 출발했습니다. 일시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고 사라지는 인공적 인쇄 매체인 현수막을 다시 새로운 재료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폐현수막을 중첩하고 재구성하여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자연에서 유입된 유목을 함께 배치해 서로 다른 시간성을 한 오브젝트 안에 공존시키고자 했습니다.
가공된 인쇄 면은 잘리고 중첩되며 기존의 정보성을 잃고 색과 질감의 단편으로 남습니다. 반면 유목은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한 채 본연의 결을 유지합니다. 두 재료는 대비되면서도 하나의 장신구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합니다.
Flux는 소비 이후 남겨진 재료를 다시 감각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작업입니다. 버려지는 표면을 몸에 지니는 오브젝트로 재맥락화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개념이 아닌 촉각적 경험으로 환기하고자 했습니다.